
2026년 6월 17일 수요일 발행
학폭 가해자 신고했더니, 교사가 피고인이 됐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교사가 가해 학생을 훈육했다. 그 다음에 벌어진 일은 교육이 아니었다. 가해 학생 학부모가 소송을 걸었다. 교사는 법정에 섰다. 피해 학생을 보호하려던 행동이 민사소송·형사고소의 빌미가 된 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생긴 신조어가 있다. '학교의 사법화'다. 쉽게 말해, 학교 안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하는 대신 법과 소송으로 끌고 가는 현상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공식 경고를 날릴 만큼 이 현상은 심각해졌다.
배경을 보면 이해가 된다. 2012년 학교폭력예방법 전면 개정 이후 학폭 처리 절차는 점점 정교해졌다. 심의위원회, 조치 결정, 불복 행정심판, 법원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갖춰졌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 만든 장치였지만, 역설적으로 이 절차가 '법적 전쟁터'를 만들어냈다.
결과는 두 가지 방향으로 나타난다. 하나는 교사의 위축이다. 학폭에 개입했다가 소송에 휘말리면 수백만 원의 법률 비용과 수년간의 소송 스트레스를 혼자 감당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나서지 않는 게 낫다"는 분위기가 퍼진다. 다른 하나는 과잉입법의 역풍이다. 학폭 관련 법령은 계속 늘어났지만, 현장에서 교사가 즉각적으로 쓸 수 있는 교육적 수단은 오히려 줄었다. 법은 많아졌는데, 교사가 할 수 있는 건 없어진 아이러니다.
한편 예방 쪽에서는 다른 접근이 이어지고 있다. 파주·인천 등 일부 교육청은 학생 자치 활성화, 예방 중점학교 운영 같은 프로그램으로 법 이전 단계에서 문제를 막으려 한다. 민간에서도 사이버폭력 예방 공모전 같은 시도가 나온다. 하지만 이런 활동이 뿌리내리려면, 교사가 안심하고 개입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체리 두 조각
학교폭력 피해는 오랫동안 '학교 안에서 해결한다'는 명목 아래 축소되거나 묻혔다. 피해 학생과 보호자가 정당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법적 통로는 반드시 필요하다. 절차의 복잡함은 그 자체로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소송이 가능한 구조가 되면서 학폭 처리가 교육이 아닌 '법적 승패'의 문제로 변질됐다. 교사가 소송 리스크를 피하려 개입을 포기하면, 결국 피해 학생이 더 방치된다. 법보다 앞서 교사가 현장에서 즉각 개입할 수 있는 권한과 보호 장치를 먼저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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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학교의 사법화란 학교 안의 문제를 교육적으로 풀기보다 법과 소송으로 끌고 가는 현상을 뜻한다.
Q2. 2012년 학교폭력예방법 전면 개정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학폭 처리 절차를 더 정교하게 만든 배경이었다.
Q3. 본문은 교육청과 민간의 예방 활동이 이미 뿌리내려 교사들의 소송 부담을 크게 덜어주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