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17일 수요일 발행
학교폭력, 첫 72시간이 피해자의 운명을 가른다
학교폭력 사건이 터지면 대부분의 학교는 정해진 절차를 밟는다. 신고 접수 →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개최 → 징계 결정. 그런데 이 절차가 완료되기까지 짧게는 수 주, 길게는 수 개월이 걸린다. 그 사이 피해 학생은 여전히 가해 학생과 같은 교실에, 같은 급식실에, 같은 복도에 있다.
핵심은 '초기 분리' 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폭력이 인지된 즉시 피·가해 학생을 분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 권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학교장이 즉각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실질적 수단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학폭위에 넘기면 된다'는 관료적 관행이 초기 대응의 골든타임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장애 학생이 지속적인 폭력 피해를 입은 목포의 한 초등학교 사례에서는, 학교가 사안을 인지하고도 수일간 뚜렷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른바 '늑장 대응'이다. 이는 특수한 사례가 아니다. 전국 학교에서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다.
학폭위 심의가 끝나도 문제는 계속된다. 징계 결과에 불복한 가해 측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결론이 나기까지 또 수년이 걸린다. 그 행정·소송의 시간 동안 피해 학생은 매일 불안을 안고 학교를 다닌다. 법이 피해자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절차가 피해자를 고립시키는 역설이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건 학폭위 이전 단계, 즉 학교장이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긴급 조치 권한이다. 학교장이 학폭위 소집을 기다리지 않고 즉각 분리·보호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 피해의 확산을 막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권한을 강화했을 때 오히려 절차적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존재한다는 점이다.
체리 두 조각
피해 학생 보호는 단 하루도 미룰 수 없다. 학폭위 소집까지 걸리는 수주의 공백을 없애려면 학교장이 즉각적인 분리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초기 개입이 빠를수록 2차 피해와 트라우마를 줄일 수 있으며, 학교장 권한 강화는 관료적 절차 지연을 막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학교장 권한이 지나치게 강화되면 충분한 사실 확인 없이 가해자로 낙인찍히는 학생이 생길 수 있다. 교육 현장에서의 즉흥적 판단이 오히려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으므로, 권한 강화보다 학폭위 절차 자체의 속도를 높이고 전문 인력을 늘리는 방향이 더 바람직하다.
💬 한 입 더 알아보기
- Q. 학교폭력이 인지되면 학교장은 즉시 피·가해 학생을 분리할 수 있나요?
-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폭력이 인지된 즉시 피·가해 학생을 분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본문은 현실에서 학교장의 즉각 개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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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이 카드가 강조하는 핵심은 학폭위 판단보다 먼저 피해자와 가해자의 초기 분리를 신속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Q2. 본문은 학교장이 학폭위 소집 전에도 즉각 분리·보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긴급 권한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Q3. 학폭위 절차가 길어질수록 피해 학생은 학교에서 가해 학생과 완전히 분리된 상태로 지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