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19일 금요일 발행
이 대통령 "원수처럼 싸우지 마라"…당청 균열에 직접 칼 뽑았다
집권 여당이 내부에서 삐걱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에도 직접 나서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고 경고한 것은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대통령이 자당 지도부를 공개적으로 겨냥한 셈이다.
불씨는 정청래 국회의장 권한대행의 발언이었다. "정권은 짧다"는 한마디가 청와대를 자극했고, 청와대 측은 "당을 쪼개자는 거냐"며 격앙된 반응을 내놨다. 표면적으로는 말 한마디를 둘러싼 해프닝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이미 상당한 긴장이 쌓여 있었다.
핵심 갈등 요인은 보완수사권 문제다.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그 공백을 경찰·공수처 등으로 어떻게 메울 것이냐를 두고 당과 청와대 사이에 노선 이견이 불거졌다. 이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생긴 공백을, 당 지도부 문제로 돌렸다는 시각도 있다.
더 넓은 맥락에서 보면, 이는 집권 초기 권력 배분의 전형적인 진통이다. 대통령의 구심력이 강할 때 당은 청와대를 따라가지만, 지지율이 흔들리거나 정책 의제가 충돌하면 당은 독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쉽게 말해, 지금의 당청 갈등은 단순한 감정 충돌이 아니라 누가 정국의 주도권을 쥐느냐를 둘러싼 권력 지형의 재조정이다.
청와대가 귀국 환영식 같은 의전 행사를 통해 봉합 시도에 나섰지만, 야당은 이를 "조잡한 의전 정치"라며 비판했다. 봉합의 형식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건 여야 모두 아는 사실이다. '브루투스의 반란'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당이 독자 노선을 굳히기 전에 조기에 리더십을 다잡을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집권 여당의 내홍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순방 중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할 만큼 긴장이 고조됐다는 사실 자체가, 지금 당청 관계의 균열이 예사롭지 않음을 방증한다.
체리 두 조각
대통령이 당 지도부의 이탈 조짐을 조기에 정리한 것은 통치 효율을 위해 불가피하다. 당청이 엇박자를 내면 국정 동력이 분산되고, 결국 피해는 지지층에게 돌아간다. 순방 중 발언도 방치했을 때의 혼선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율로 볼 수 있다.
대통령이 자당 지도부를 공개 압박하는 방식은 당의 독립성을 침해한다. 정청래 등 지도부의 발언은 당내 다양한 목소리의 일부이며, 이를 대통령이 직접 나서 차단하려 한다면 오히려 당청 갈등의 골을 더 깊게 파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