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20일 토요일 발행
르노코리아가 스타트업 문을 두드린다…SDV 시대, 완성차의 생존법
르노코리아가 스타트업·테크 기업들과 함께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행사 '넥스트라이즈 2026'에 출격한다. 단순한 박람회 참가가 아니다. AI와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기술을 외부에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적 선언이다.
자동차 산업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핵심은 자동차가 '기계'에서 '소프트웨어 제품'으로 변하고 있다는 데 있다. 엔진 성능보다 차량 내 운영체제, 무선 업데이트(OTA), AI 기반 자율주행 기능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쉽게 말해, 이제 자동차는 '달리는 스마트폰'이다.
문제는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이 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수십 년간 철판과 엔진을 다뤄온 조직이 갑자기 소프트웨어 회사로 탈바꿈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등장한 해법이 오픈 이노베이션, 즉 외부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흡수하는 전략이다. LG이노텍은 SDV를 넘어 AI가 차량을 스스로 제어하는 'AIDV(AI 정의 자동차)' 시대를 선점하겠다고 나섰고, 국내 스타트업 아이비스는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을 노린다.
정부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관·학 협력 체계를 강화하며 미래차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청소년 대상 친환경차·SDV 체험 교육까지 등장한 것은 이 산업이 단기 트렌드가 아니라 국가 미래 먹거리로 인식되고 있다는 신호다.
2026년은 업계가 하나같이 '분기점'으로 꼽는 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본격적인 SDV 양산 체제에 돌입하는 시기와 맞물린다. 한국 자동차 산업이 이 흐름에 올라타느냐, 뒤처지느냐를 가를 골든타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체리 두 조각
완성차 업체 혼자 소프트웨어 역량을 키우는 건 시간과 비용 면에서 비효율적이다. 스타트업·테크 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술 격차를 빠르게 메울 수 있는 현실적 전략이다. 테슬라·구글 등 빅테크가 이미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않으면 경쟁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핵심 기술을 외부에 의존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은 장기적으로 기술 종속을 낳을 수 있다.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외부 스타트업에 맡기면 데이터 주도권과 수익 구조가 흔들린다. 완성차 업체가 단기 성과에 급급하기보다 내부 R&D를 통해 독자적인 SDV 역량을 확보해야 지속 가능한 경쟁력이 생긴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잃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