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24일 수요일 발행
120억 살 혜성이 찾아왔다…태양계 밖에서 온 세 번째 손님
2025년, 천문학자들이 심상치 않은 천체를 포착했다. 이름은 3I/ATLAS. 태양계 바깥에서 날아온 '성간 혜성'이다. 정확히는 우리 태양계를 그냥 통과하는 방문자다. 중력에 붙들려 궤도를 도는 게 아니라, 외부에서 직선에 가깝게 쏘아진 것처럼 날아온다.
성간 혜성이 확인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첫 번째는 2017년의 오우무아무아(1I/'Oumuamua), 두 번째는 2019년의 보리소프(2I/Borisov)였다. 그리고 이번 3I/ATLAS가 왔다. '3I'는 '세 번째 성간 천체(3rd Interstellar object)'를 뜻한다.
그런데 이번 혜성은 앞선 두 방문자와 결이 다르다. 연구자들이 추정한 나이가 약 120억 년이다. 우리 태양계의 나이가 약 46억 년이니, 태양계보다 무려 세 배 가까이 오래된 셈이다. 우주의 나이가 약 138억 년임을 감안하면, 이 혜성은 우주가 막 형성되던 초기에 태어난 천체라는 이야기다. 쉽게 말해, 지구가 만들어지기도 전부터 우주를 떠돌던 파편이 지금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 혜성은 두 개의 꼬리를 갖고 있다. 하나는 먼지 꼬리, 다른 하나는 이온 꼬리다. 태양 복사에 반응해 물질이 날리며 만들어지는 구조로, 혜성이 얼음과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는 화성 근처를 지나가고 있으며, 지구에 직접 충돌할 가능성은 없다.
눈여겨볼 대목이 하나 더 있다.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운용하는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가 이 혜성 안에서 생명의 기초 물질로 여겨지는 유기 화합물의 흔적을 확인한 것이다. 120억 년 전 우주 초기의 외계 행성계에서 날아온 파편 속에, 생명과 연결될 수 있는 물질이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과학자들이 이 혜성에 흥분하는 이유는 단순히 '신기한 방문자'여서가 아니다. 성간 혜성은 다른 별 주변의 원시 행성계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이다. 그 성분과 구조를 분석하면 수십억 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계가 어떤 물질로 이루어졌는지 유추할 수 있다. 3I/ATLAS는 말하자면, 우주가 직접 보내온 캡슐 편지다.
체리 두 조각
성간 혜성은 인류가 직접 탐사선을 보내지 않고도 외계 행성계의 물질을 분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다. 3I/ATLAS가 120억 년 된 천체라면 빅뱅 이후 초기 우주의 화학 조성을 간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스피어엑스가 확인한 유기물 흔적은 생명의 기원 연구에 새로운 단서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측 자원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제시된 '120억 년'이라는 나이 추정은 혜성의 속도와 궤도를 역산한 간접 추론에 기반한다. 성분 분석도 아직 초기 단계다. 성간 천체의 기원과 나이를 확정하려면 더 정밀한 분광 관측과 검증이 필요하다. 유기물 '흔적'을 곧바로 생명의 기원과 연결하는 건 성급한 해석일 수 있으며, 대중의 기대를 앞세워 과학적 불확실성을 희석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