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24일 수요일 발행
트럼프, 이란에 '100% 사찰' 요구…협상 테이블이 흔들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강력한 조건을 내걸었다. "핵시설에 대한 100% 사찰을 무기한으로 수용하지 않으면 협상을 취소하겠다"는 것이다. 이란 측은 핵 본론을 꺼내기도 전에 협상장을 떠났다. 극적인 장면이지만, 사실 이 갈등의 뿌리는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란 핵 문제의 핵심은 '의심'이다. 국제사회는 이란이 핵발전이 아니라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고 오랫동안 의심해왔다. 이란은 이를 부정하지만,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번번이 제한하거나 거부해왔다. 그 결과 2015년 오바마 행정부 때 이란과 서방 6개국이 '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했다. 핵 개발을 제한하는 대신 경제제재를 풀어주는 '핵 합의'였다.
그런데 트럼프는 1기 집권 시절인 2018년 이 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최악의 합의'라며 이란에 대한 최대압박 정책을 부활시켰고, 이란은 맞불로 우라늄 농축을 다시 끌어올렸다. 현재 이란의 우라늄 농축 수준은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90% 수준까지 그리 멀지 않은 수치다.
2기를 시작한 트럼프는 다시 협상을 재개했다. 하지만 이번엔 요구 수위가 전혀 다르다. 2015년 합의가 '제한적 사찰'에 그쳤던 데 반해, 이번엔 '무기한 최고 수준의 전면 사찰'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이란 입장에선 이것이 사실상 핵 주권의 완전한 포기에 가까운 요구다.
쉽게 말해, 트럼프는 '이전 합의는 너무 헐거웠다'는 논리로 훨씬 높은 문턱을 세운 것이다. 이란은 협상력을 유지하려면 이 조건을 쉽게 수용할 수 없다. 다만 경제제재로 인한 이란 경제의 고통이 극심한 만큼, 완전히 협상 테이블을 엎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란이 협상장을 떠난 건 '결렬 선언'이 아니라 협상력을 키우기 위한 압박 카드일 수 있다.
체리 두 조각
2015년 JCPOA는 사찰 범위가 너무 좁아 이란의 비밀 핵 프로그램을 막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다. 전면적·무기한 사찰만이 핵 확산을 실질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이란이 정말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는다면 사찰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도 설득력을 얻는다.
100% 무기한 사찰 요구는 이란이 받아들이기 불가능한 굴욕적 조건이다. 지나치게 높은 전제조건은 협상 자체를 붕괴시켜 이란의 핵 개발을 오히려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 단계적 상호 양보와 신뢰 구축을 통해 실질적인 비핵화 성과를 내는 게 현실적이라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