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25일 목요일 발행
IBM, '1나노 벽' 깼다…반도체 경쟁, 원자 수준으로 뛰어들다
반도체의 역사는 '더 작게'의 역사다. 회로를 얼마나 작게 새기느냐가 곧 성능과 전력 효율을 결정해왔다. 그 단위가 나노미터(nm·10억분의 1미터)인데, IBM이 이번에 0.7나노미터 기술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1나노 이하라는 건 사실상 원자 몇 개 크기의 영역에서 회로를 설계한다는 뜻이다.
숫자만으론 감이 안 잡힌다. 쉽게 말해, 사람 머리카락 한 올의 굵기가 약 10만 나노미터다. 현재 양산 최선단인 TSMC·삼성의 2~3나노 공정도 이미 "물리적 한계에 가깝다"는 말이 나오던 수준이었다. 그런데 IBM은 그 벽을 한 번 더 허물었다.
핵심은 '나노스택(NanoStack)' 아키텍처다. 기존 반도체는 트랜지스터를 평면에 펼쳐 배치했다. IBM의 새 기술은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쌓는 방식이다. 가로로 더 이상 좁힐 수 없다면, 위로 올리겠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이를 통해 같은 면적에 훨씬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할 수 있다.
단위도 달라진다. 0.7나노 시대에 접어들면 길이 단위는 '옹스트롬(Å)'으로 넘어간다. 0.7나노는 7옹스트롬과 같다. 옹스트롬은 원자 하나의 반지름이 약 1~2옹스트롬 수준이니, 말 그대로 원자 몇 개 너비에 회로를 구현하는 셈이다.
IBM은 이 기술을 통해 AI 연산, 데이터센터, 양자컴퓨팅 등 차세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 당장 양산 칩이 나오는 건 아니다. IBM은 반도체를 직접 대량 생산하지 않고, 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번 발표도 '가능성의 증명', 즉 기술적 로드맵을 제시한 것에 가깝다.
그럼에도 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 기술이 실제 공정에 적용되면, TSMC와 삼성이 수조 원을 쏟아부은 현재의 2나노 경쟁 구도가 통째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체리 두 조각
물리적 한계를 넘은 이번 발표는 반도체 산업의 '무어의 법칙'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쌓는 나노스택 구조는 평면 확장이 막힌 상황에서 현실적인 돌파구이며, AI와 양자컴퓨팅 시대의 연산 수요를 감당할 기반이 될 수 있다. 기술 선점이 곧 산업 패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IBM의 발표는 연구실 수준의 개념 증명에 가깝다. IBM은 직접 양산 라인을 갖추지 않기 때문에, 이 기술이 실제 제품에 적용되려면 TSMC·삼성 같은 파운드리의 제조 공정과 결합해야 한다. 원자 수준의 미세 공정은 수율 확보와 제조 비용 면에서 전혀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어,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있다.
📖 용어 한 입
- 나노스택(NanoStack)
- 트랜지스터를 평면이 아닌 수직으로 층층이 쌓아 집적도를 높이는 반도체 아키텍처.
- 옹스트롬(Å)
- 1옹스트롬은 0.1나노미터로, 원자 크기에 해당하는 극미세 길이 단위.
- 파운드리
- 다른 기업이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받아 대량 생산하는 반도체 전문 제조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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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IBM이 공개한 0.7나노 기술은 기존처럼 회로를 평면에만 두지 않고 수직으로 쌓아 집적도를 높이려는 시도다.
Q2. 이번 발표는 IBM이 곧바로 0.7나노 칩을 대량 양산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것에 가깝다.
Q3. 0.7나노 시대가 주목받는 이유는 회로가 원자 몇 개 수준의 크기로 들어가며 반도체 미세화의 한계를 다시 밀어붙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