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27일 토요일 발행
장마 없이 소나기만…올해 7월 장마 가능성 나왔다
이번 주말 수도권에는 일요일 오후부터 소나기가 내릴 예정이다. 낮 최고기온은 33도까지 오른다. 더위와 비가 교차하는 전형적인 초여름 날씨처럼 보이지만, 기상청 안에서는 심상치 않은 신호를 주시하고 있다.
핵심은 장마전선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 내리는 비는 '소나기'다. 장맛비와 소나기는 겉보기엔 비슷하지만 성격이 전혀 다르다. 장맛비는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만나 만들어지는 정체전선, 즉 장마전선이 한반도에 걸쳐야 내린다. 반면 소나기는 뜨겁게 달궈진 지표면 위로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순간적으로 쏟아지는 비다. 이번 비도 후자에 해당한다.
기상청이 주목하는 건 북쪽의 찬 공기다. 현재 한반도 상공에는 평년보다 기온이 약 15도 낮은 찬 공기 덩어리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찬 공기가 장마전선의 북상을 가로막고 있는 형국이다. 장마전선은 보통 6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 남부 지방부터 올라오는데, 올해는 그 시계가 크게 늦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7월에 시작할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7월 장마는 기상 관측 역사상 세 번째에 해당하는 드문 사례다. 역대 가장 늦은 장마는 1973년으로, 당시 중부지방 장마는 7월 10일에야 시작됐다.
장마가 늦어진다고 해서 반드시 여름이 시원한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일 수 있다. 장마가 늦게 시작되면 정체전선이 한꺼번에 강하게 활성화돼 집중호우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또 장마철이 짧아지면 이후 찾아오는 폭염이 더 강렬해지는 경향도 있다. 기상청은 태풍 동향도 함께 지켜보고 있다.
체리 두 조각
7월 장마 자체는 과거에도 있었던 자연스러운 기상 변동의 범위 안에 있다. 관측 사상 세 번째라고 해도 선례가 존재하며, 북쪽 찬 공기의 남하나 기압 배치 변화처럼 매년 달라지는 기상 패턴의 결과일 수 있다. 기후위기의 직접 증거로 단정 짓기보다 계절 예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장마 시작 시기가 불규칙해지고, 집중호우와 극단적 폭염이 반복되는 패턴은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 상승과 제트기류 약화가 장마전선의 북상을 교란한다는 연구들이 축적되고 있다. 단순한 예보 문제가 아니라 기후 적응 인프라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