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25일 목요일 발행
한성숙 총리 청문회, 검증대 위에 서다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대한민국 행정부 2인자를 국민 앞에 세우는 자리다. 단순히 자질을 검증하는 절차가 아니라, 여야가 국정 주도권을 두고 충돌하는 정치적 무대이기도 하다.
이번 청문회의 주인공은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CEO 출신으로, IT·플랫폼 업계 경력을 바탕으로 총리 후보에 지명됐다. 기술·산업 분야의 민간 전문가를 행정 수반 자리에 앉히겠다는 의도가 담긴 인선이었다.
그러나 청문회장은 시작부터 거칠었다.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다주택 보유 논란이다. 공직 후보자의 부동산 보유 현황은 청문회마다 단골 쟁점이다. 서민 주거 안정을 책임져야 할 총리 자리에 다수의 주택을 보유한 인사가 적합하냐는 도덕적 검증의 문제다. 둘째는 정보유출 의혹이다. 네이버 재직 시절 이용자 정보나 민감한 내부 정보가 부적절하게 다뤄졌는가에 대한 의혹으로, 플랫폼 기업 출신 후보자이기에 더욱 부각되는 지점이다.
여야의 충돌 양상도 뚜렷했다. 야당은 증인 채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증인 없는 맹탕 청문회"라고 비판했다. 증인이 없으면 의혹을 제3자 입을 통해 확인할 방법이 막히기 때문에, 청문회의 검증 기능 자체가 무력화된다는 지적이다. 반면 여당은 야당의 공세가 인신공격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방어에 나섰다. 한 여당 의원이 "권력 마귀"라는 표현을 쓰자 야당이 즉각 반발하는 등 언어 수위를 둘러싼 충돌도 벌어졌다.
인사청문회 제도는 2000년 처음 도입됐다. 도입 초기에는 고위 공직자를 실질적으로 검증하는 장치로 기대를 모았지만, 20년이 넘은 지금은 여야가 자기 진영의 논리를 관철하는 정치 공방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된다. 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는 구조이다 보니, 청문회 결과가 실제 인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체리 두 조각
총리는 대통령 유고 시 권한을 대행하는 헌법상 2인자다. 다주택 보유와 정보유출 의혹은 공직 적합성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증인 없이 후보자 해명만으로 청문회를 마무리하면 제도 자체가 형식화된다.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채 임명이 강행된다면 국정 운영의 도덕적 정당성이 흔들릴 수 있다.
인사청문회가 도덕적 흠집 찾기에만 집중하면 유능한 민간 전문가의 공직 진출 자체를 막는 부작용이 생긴다. 한성숙 후보자는 국내 최대 플랫폼 기업을 이끈 경영 역량을 갖춘 인물이다. 의혹은 청문회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할 수 있으며, 야당의 공세가 정치적 반대를 위한 인신공격으로 흐른다면 오히려 청문회의 품격을 떨어뜨린다.